부모자녀관계

인간은 태어나면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되어 살아가게 된다. 인간은 동물 중에서 가장 나약한 상태로 태어나 가장 오랜 기간 동안 부모의 양육을 받게 된다. 유아기에는 부모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지만 청소년기가 되면 점점 독립적인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청년기에는 심리적, 사회적으로부터 독립적하게 되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양육하는 부모가 된다.

 

부모자녀관계

 

부모자녀관계의 특성

부모자녀와 부부관계는 가족관계의 중요한 하위영역이며 화목한 가족관계를 위해서는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도 중요하다. 부모자녀관계의 몇 가지 특징을 알아보자.

첫째, 인간관계 중에서 부모자녀관계는 일차적 인간관계이며 가장 본능적인 애정이 강한 혈연관계이다. 그리고 부모자녀관계는 나의 선택 없이 운명적인 인간관계로서 관계의 가입과 탈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모자녀관계는 좋아도 싫어도 상관없이 평생 지속해야 하는 관계이다.

둘째, 부모자녀관계는 종속적이고 수직적 관계이다. 부모와 자녀는 30년 정도의 나이 차이로 인해 경험과 능력에 많은 차이가 있어 자녀는 일방적으로 부모의 말을 따르고 의존해야 한다. 또한 부모도 미숙한 자녀를 양육하고 보호해야 하는 지배적인 존재가 된다. 이렇듯, 부모자녀관계는 서로 평등하지 못한 위치와 자격을 바탕으로 일방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수직적 관계이다.

셋째, 부모자녀관계는 한 인간의 인격형성에서 가중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녀의 입장에서 볼 때 처음으로 맺는 인간관계이며 부모의 양육을 통해 성격을 형성해 가는 보금자리이다. 또한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자녀는 부부의 사랑의 결실이자 부부의 피를 물려받은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따라서 부모는 무조건적이고 본능적인 사랑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보호한다. 이런 점에서 부모자녀관계는 가장 기초적이며 근본적인 인간관계라고 할 수 있다.

넷째, 부모자녀관계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주요한 교육이 일어난다. 자녀는 부모를 통해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응능력을 배운다. 또한 부모는 자녀에게 사회생활을 위한 도덕과 규범을 가르친다. 

마지막으로, 부모자녀관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관계의 성질이 큰 격차로 벌어지게 된다. 부모자녀관계는 자녀의 성장에 따라 의존관계에서 독립적 관계로 변해간다. 특히 자녀의 청소년기가 시작되면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려 하며 부모자녀관계에 많은 갈등과 변화가 생기게 된다. 부모가 늙어가면서 자녀는 점점 성숙해진다. 따라서 늙은 부모는 오히려 자녀에게 의존하게 되고 자녀는 늙은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보호자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부모자녀관계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관계와 역할이 변화하게 된다.

 

부모와 자녀의 상호작용

어린 시절에 인간은 각자 다른 성장과정과 성격을 지닌 부모로부터 양육된다. 부모의 양육방식은  우리의 성격과 인간관계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애착이론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는 부모, 특히 어머니의 양육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애착유형을 지니게 된다. 어린 시절의 부모자녀관계에 따라 크게 안정된 애착, 불안한 양가적 애착, 회피적 애착으로 분류된다.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부모와의 애착유형이 이후의 부모관계자녀와 또 다른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몰 부모자녀관계는 성장하면서 체험하게 되는 여러 가지 사건과 상호작용을 따라서 분명히 변화될 수 있다.

부모의 양육방식은 부모의 성격과, 애착유형, 부모의 부부관계, 자녀양육 당시의 환경적 요인과 같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성격과 애착유형은 조부모의 양육태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자녀관계의 특성은 여러 세대를 이어 가며 물려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의 양육태도는 우호성과 지배성에 따라 크게 애정적 태도, 통제적 태도, 애정적 태도, 공격적 태도, 방임적 태도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우호성과 지배성의 수준에 따라 여러 가지 태도로 나타날 수 있다.

어린 자녀와 부모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원인 중에 하나는 자녀의 선천적 기질이다. 같은 부모의 자녀라도 유전자의 조합과 태내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기질과 반응 성향이 다르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상호작용적이어서 아이의 기질에 따라 부모의 양육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말을 잘 듣는 순한 아이에게는 어머니가 안정된 양육방식을 보일 수 있으나, 잠투정이 심하고 예민한 아이에게는 어머니가 불안정한 양육방식을 나타낼 수 있다. 이처럼 유의 기질과 부모의 양육방식이 부모와 자녀 간이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청소년기가 시작되면 자녀는 신체적, 심리적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부모로부터 심리적인 독립을 원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이 생기기 쉽다. 자녀는 부모에 대한 독립과 의존의 갈등을 체험하게 되고, 부모는 자녀 행동에 대한 허락과 통제의 갈등을 체험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 시기의 자녀는 복장, 취미, 성적, 친구관계 및 이성관계, 진로선택, 가치관 등에서 부모와 의견 차이를 나태날 수 있으며 이러한 차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청소년기와 대학생 시기의 자녀는 독립적인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부모로부터 서서히 심리적 독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부모는 자녀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행동을 응원하며 자녀의 심리적 독립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적 독립이 부모에 대한 반항이나 이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녀의 자율성을 무시한 부모의 과도한 통제와 간섭이 자녀의 반항을 유발해 부모와의 관계를 서먹서먹하게 만들 수 있다. 서로의 애정을 유지한 채 자녀의 자율성을 서서히 인정하고 자녀의 심리적 독립을 지원하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대부분의 부모와 자녀는 다양한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을 자유로운 대화로 양보를 통해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채 부정적 감정이 쌓이게 되면, 갈등적인 부모자녀관계가 계속된다. 

 

갈등적인 부모자녀관계의 유형

청소년기 또는 청년기 초기에 있는 젊은이들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갈등과 위기를 체험할 상황이 많으며 이러한 위기를 지혜롭게 해결하여 성숙한 부모자녀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생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에게 흔히 관찰되는 갈등적인 부모자녀관계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겠다.

첫째는 부모가 통제적이고 지배적인 경우이다. 이러한 부모는 자녀의 생활태도, 이성관계, 진로, 가치관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간여하여 자녀가 부모의 방식을 따르도록 요구한다. 이에 대해 순종적인 자녀는 이러한 부모와 원만한 간계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따르는 자녀의 경우 자기 정체성이나 독립성이 미숙한 상태가 된다. 부모의 방향제시나 지원이 중단되는 미래의 상황에서 무력감이나 혼란이 올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자녀 중에는 강하고 지배적인 부모에게 표면적으로는 반항하지 못하지만 수동저항적인 태도와 다양한 상황의 이유를 핑계로 부모의 뜻에 반항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둘째는 자녀에 대한 방관하고 무관심한 부모들이 있다. 이러한 부모는 경제적 또는 정서적인 지원에 무관심하고 무력한 부모들이 많다. 부모의 경제적 활동 또는 갈등 때문에 자녀의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이 경우 자녀들은 부모의 심리적,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독립생활에 대한 강한 부담감, 고독감, 결핍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자녀의 경우는 가족 외에 인간관계가 더 중요하게 되면서 만족스러운 친구관계나 이성관계를 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심한 우울과 혼란을 체험할 수도 있다. 다른 한편 부모의 무관심으로 인해 자칫 무계획적이고 무질서한 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유형은 자녀에 대해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은 부모의 경우이다. 가정의 의사결정이나 부모 돌봄 책임을 자녀에게 부여하고 정서적인 지지나 위안을 자녀에게 의존하는 부모들이다. 이들은 자녀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하지만 가족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강하게 기대하는 부모이다.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는 부모는 실패한 애정을 자녀에게서 보상받으려는 부모는 자녀에게 많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자녀는 부모를 심리적 또는 경제저적으로 돌봐야 하는 위치에 있게 되어 부모에 대한 책임 때문에 심리적 부담을 갖게 된다. 이러한 자녀는 자유로운 사회, 진로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